본문 바로가기
단상

내맡기기 실험, 마이클 A 싱어 <될 일은 된다>

by Happy15 2022. 12. 11.
반응형

40년 간의 내맡기기 실험

“내가 아등바등 살면서 이뤄내는 것보다 삶이 내게 주려는 것이 더 많지 않겠는가.”

어느 날 유튜브를 듣다가 이런 내용의 말을 들었는데 너무나 맞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말을 마이클 싱어가 했다는 것을 듣고 저는 제가 갖고 있는 책 한 권을 떠올렸습니다. <될 일은 된다>는 책인데 저자를 다시 찾아보니 마이클 싱어였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이미 예전에 읽었던 적이 있는데 그때는 핵심 내용을 파악을 못했고 내용이 지루하다고 생각하면서 읽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한번 읽으면서는 책 내용에 몰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자의 한 마디가 제 마음을 울렸고 그래서 똑같은 책을 다르게 받아들였던 것 같습니다. 내가 힘들게 애쓰지 않아도 삶은 그 자체로 잘 굴러간다니 공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책은 누군가가 과감하게 자신을 내려놓고 삶의 흐름을 신뢰 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저자의 40년 간의 내맡기기 실험을 책에 그대로 담았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내맡기기’가 넋놓고 사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펼쳐지는 삶에 내 의지를 발휘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자는 것입니다. 저자는 대학원을 다니며 일상을 살다가 문득 머리 속 목소리를 알아차리게 됩니다. 머리 속 목소리와 그것을 알아차리는 나 간의 분리를 경험하게 되면서 마음의 목소리와 참나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이로부터 내맡기기 실험은 시작 되었고 호불호의 문제로 요약될 수 있는 문제라면 삶의 손을 들어주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세속과 영성 간 구분을 내려놓다

마이클 싱어는 친구가 소개해준 선의 세 기둥이라는 책을 읽고 명상을 통해 마음의 목소리를 멈추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절대적 명료함의 상태를 알게 되고 삶의 모든 경험에 배울 것이 있고 모든 것은 성장을 위해 존재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이후로 좋아하거나 싫어하거나 불평 불만이 생기는 상황을 기회 삼아 자아를 내려놓고 삶이 주는 것에 내맡길 것을 결심합니다. 책의 초반의 내용에서는 저자가 자신의 영성에 큰 관심을 두고 이에 몰입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저자는 처음에 세속적인 것을 멀리 하고 내면의 목소리와 명상에 매진하려고 애씁니다. 하지만 대학원을 다닐 때 본인의 의지와 상관 없이 지방대 학장을 맡을 유명한 은행가의 과외 지도를 맡는 경험을 합니다. 또 사원을 짓게 된 뒤 동네 보안관보의 부탁으로 그의 집을 짓게 되면서 건축업을 시작합니다. 컴퓨터와 프로그래밍에 대한 순수한 관심과 열정으로 시작한 1인 기업이 큰 기업으로 성장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삶의 경험을 통해 저자는 내면의 목소리에게 끊임없이 입을 다물도록 할 것이 아니라 긴장을 풀고 그저 편하게 존재하는 법을 배워야 함을 알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내가 나와 화해하는 법을 배웠고 영적인 것과 영적이지 않은 것을 구분 짓는 선이 사라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저자에게 강의를 하러 가는 것과 명상을 하러 집에 가는 것은 다를 바 없게 됩니다. 요컨대 세속과 영성의 구분이 사라지면서 저자는 영적으로 더욱 성장할 뿐 아니라 맡은 기업체의 폭발적 성장과 합병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저자가 바바 묵타난다라는 성자를 자신의 사원에 모시게 된 이야기에서 시작하여 메디컬 매니저라는 큰 기업체를 일으키게 되는 경험에 도달하는 것을 보며 저는 삶의 힘에 동의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삶이 더 잘 안다 (Life knows better)

저자가 내맡기기 실험을 통해 성공한 기업인로서의 삶만을 경험한 것은 아닙니다. 갑자기 저자의 회사가 FBI의 조사를 받기 시작하였고 저자와 동료들은 회사 직원의 불법 행위를 알고 있었다는 누명을 쓰고 기소 됩니다. 당시 기사에 저자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실렸고 상황은 굉장히 어려웠다고 합니다. 그 상황 안에서 저자는 몇 번이나 나는 결백 하다는 것을 입증하고 싶었지만 다시 한번 삶에 모든 것을 내맡기기로 마음 먹습니다. 나를 변호 하려는 내면의 목소리는 누구나 갖고 있는 인간의 성격일 것입니다. 그런데 저자는 수년 간의 어려웠던 시절을 책을 쓸 좋은 기회로 받아들이고 법적 다툼을 벌이는 한편 책을 써내려 갔습니다. 그 당시 쓴 책이 <상처받지 않는 영혼>이라고 합니다. 이후 저자에 대한 기소는 취하 되었고 재판이 진행 되었던 동료들의 사건도 기각이 되면서 사건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똑같은 삶을 다르게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삶의 어려운 순간에도 삶의 흐름에 자신을 맡겼던 저자의 모습에서 열린 마음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삶이 더 잘 안다고 이야기합니다. 내 안의 목소리보다 나의 삶이 더 잘 안다는 것, 이것을 믿는 것 자체가 제게는 수행으로 보였습니다. 여전히 저자가 말하는 머리 속 목소리, 참나, 명상에 대해 읽으면 어려운 개념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삶이 내게 주는 것에 감사하고 내 눈 앞에 펼쳐지는 일을 섬기면 더 좋은 결과물이 내게 돌아온다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저는 주어지는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던 저자의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마이클 싱어는 책에서 국가를 상대로 법적 다툼을 벌이는 상황을 수년간 겪고도 그 경험이 스스로에게 남긴 상흔은 없다고 말합니다. 책을 읽으며 제 삶 안에 있었던 나름의 아픔을 나는 어떻게 받아들였는가 되돌아 볼 수 있었습니다. 또 똑같은 책을 더 공감 하면서 읽을 수 있었던 이번 경험은 제게 삶이 준 선물일거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번 연말에 저자의 또 다른 저서인 <상처받지 않는 영혼>도 읽어보려 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