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단상

미치 앨봄의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

by Happy15 2023. 1. 3.
반응형

미치 앨봄만의 따뜻한 이야기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의 저자인 미치 앨봄은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라는 책으로 유명합니다. 저는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읽고 감명 받아서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도 읽게 되었습니다. 두 책 모두 인생에서 소중한 사랑과 인연, 용서 등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미치 앨봄 특유의 따뜻한 감성을 느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저자는 자칫 평범할 수 있는 이야기에 생명을 불어넣는 능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책장을 넘기며 이야기에 빠져들게 되었고 내용이 전개 되면서 눈물이 흘렀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에디는 동네의 작은 놀이 공원에서 관리인으로 일하고 있는 평범한 노인입니다. 평범한 한 노인의 일상으로 시작 되지만 모두의 인생을 담고 있는 내용으로 이어지는 줄거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에디가 놀이 공원에서 일을 하던 어느 날 놀이 기구가 고장이 나서 큰 사고가 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고장 난 놀이 기구 밑에서 울먹이는 어린 소녀를 본 에디는 몸을 날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 천국이 펼쳐지는 이야기입니다. 책을 읽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에디가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생명을 구하기 위해 몸을 날리는 장면을 보면서 평범한 한 사람의 위대함을 읽게 됩니다. 에디가 어떤 사람인지 다리를 절게 된 사연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하지만 이 장면 하나로 그의 삶을 읽어낼 수 있었습니다. 에디는 투박한 외모에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할아버지였지만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에디의 천국

에디가 천국에 가게 되었지만 자신이 어린 소녀를 구했는지 잘 모르는 상황이 펼쳐집니다. 이후 에디는 천국에서 인연, 희생, 용서, 사랑, 화해라는 다섯 가지 덕목에 맞춰 한 사람씩 만나게 됩니다. 스스로 인지하지 못했던 어떤 인연과 희생, 가족 간의 용서 및 사랑, 그리고 화해로 연결 되는 줄거리 안에 반전이 있고 감동이 있어서 이 책이 특별했습니다. 또 에디의 인생에 대한 회상, 에디의 죽음 이후의 이야기, 천국에서 다섯 사람을 만나는 이야기들이 교차 되면서 전개 됩니다. 이 이야기 안에서 우리는 에디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경험을 했는지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리 자신에 대해 발견하게 됩니다.
결국 이 책에서 말하는 에디의 천국은 우리 모두의 삶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저자는 사후 세계를 그리고 있지만 이를 통해 우리가 삶 안에서 무엇을 놓치지 말아야 하는지 얘기하고자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삶 안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타인에게 아픔을 주기도 하고 타인의 도움을 무심코 받기도 합니다. 가까운 가족 간에도 각자 어떤 사연이 있는지 잘 모르고 오해하거나 미움을 갖기도 합니다. 연인이나 배우자를 사랑하지만 서투른 표현으로 대신하기도 합니다. 저자는 이 모든 상황을 저자 특유의 따스한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독자에게 천국에 가서 깨닫는 것이 아니라 지금 펼쳐지는 이 삶 안에서 사랑하고 용서하고 화해해야 한다고 강하게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낭비된 인생이란 없다

이 책에는 밑줄 긋게 되는 좋은 문장들이 많이 있습니다.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말들 뿐 아니라 주인공의 아픔과 슬픔을 느낄 수 있는 표현도 발견할 수 있지만 모두가 마음에 와닿는 내용들입니다. 그러한 내용 중에서 낭비된 인생이란 없다는 것, 우리가 낭비하는 시간이란 외롭다고 생각하며 보내는 시간 뿐이란 것을 읽으며 참 맞는 말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저와 같은 보통 사람들은 내 삶이 너무 평범한 것은 아닌지 특별하게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할 때가 있습니다. 매일의 삶 안에서 성실하려고 노력하지만 한편 이렇게 사는 것이 맞는지 자문할 때도 있습니다. 이럴 때마다 낭비된 인생이란 없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고 싶습니다. 각자의 인생은 소중한 것이니 말입니다.
에디의 삶과 천국을 보면서 제 마음의 아픔과 슬픔도 치유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주인공에 대한 책의 설정이 상상력에 기반한 것임에도 현실적으로 와닿는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이 책의 한국어판 특별 서문에 따르면 저자가 저자의 삼촌에게서 영감을 받아서 에디라는 주인공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저자의 삼촌 이름이 에디였고 그는 참전 용사였고 투박한 노동자였으며 자신을 하찮은 존재로 여겼다고 합니다. 그런데 자신을 보잘 것 없는 존재로 여기는 사람은 저자의 에디 삼촌만이 아닙니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이 현실성 있게 다가왔고 살아가면서 진정 소중한 것을 잊지 않아야 하겠다는 다짐이 들었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