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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영화가 된 책,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by Happy15 2022.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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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과 새로운 시작

이 책은 저자의 경험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저자는 편안한 결혼 생활, 작가로서 성공한 삶을 누리며 살아가다 어느 날부터 우울하고 무너져 내린 자신을 겪게 됩니다.모두가 부러워 할 만한 신혼 생활을 마치고 이제는 아이를 갖고 싶을 시기가 왔지만 오히려 매달 임신이 안된 것에 안도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저자의 남편은 불안하고 좌절하고 움추린 저자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을 때 미혼 이었던 저는 기혼인 저자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사회적으로 역할을 부여 받은 나로서 저자는 잘 살고 있었지만, 저자 본연의 모습은 잃어버리고 있었던 것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초반부터 책의 내용에 공감을 하게 되니 푹 빠져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남편과 이혼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사랑을 하게 되었지만 새로운 연인 앞에서도 곧 우울한 모습을 드러내게 됩니다. 처음엔 남편과 이혼을 하면서 서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 한편, 새로 만난 연인과 사랑에 빠져 영화에 나올 것 같은 장면을 연출합니다. 하지만 이 시간이 오래 가지 못하고 저자는 책의 초반에 자기 집 화장실 바닥에 움추리고 앉았던 것처럼 침대 옆에 몸을 웅크리고 결핍을 느끼게 됩니다. 결국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과 재회를 반복하다가 헤어지고 삶의 모든 것을 잃은 상황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였습니다. 그것은 이탈리아에서 언어를 배우고 인도에서 명상을 하고 발리로 가는 것이었습니다. 매력이 넘치는 3개국으로 떠난다니 즐거움과 설레임을 누려야 했겠지만 저자의 현실 상황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획대로 살아가면서 저자의 삶이 회복 되는 여정은 웃음과 감동을 불러 일으킵니다.

 

이탈리아와 인도, 그리고 발리

저자가 재산도 가정도 잃고 출판사와 책 계약을 해서 떠나게 된 여행이 저자의 인생을 회복 시켜주었습니다. 첫 방문지는 이탈리아인데 그곳에서 언어를 배우는 즐거움을 누리다 맛있는 음식에 매료 되어서 식욕도 회복하게 됩니다. 삶의 의욕을 잃어서 입맛이 없어진 상태로 지내기 시작했지만 저자가 책에서 묘사한 이탈리아 음식은 그 맛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맛있게 그려집니다. 맛있는 음식을 천천히 음미 하고 모르는 언어를 천천히 배워 나가면서 이탈리아의 삶이 활기를 찾게 됩니다. 물론 저자는 이 나라에서도 위기를 겪기는 했습니다. 이탈리아에서 헤어졌던 연인과 진짜로 헤어지는 이메일을 주고 받은 뒤 한번 더 무너져 내린 저자에게 언어 파트너인 이탈리아 친구가 건넨 말은 제게도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것은 공감의 한 문장, 바로 ‘I've been there’ 입니다. 파트너가 영어를 잘 배워서 적절한 상황에 쓴 셈입니다.

이탈리아에서 체력과 활기를 회복하고 인도로 갔지만 명상에 적응을 못해 애를 먹습니다. 그러다 마침내 명상에 빠지고 전남편과 화해하는 경험을 합니다. 물론 전남편과 만나서 화해한 것은 아니고 저자의 정신 속에서 겪은 일입니다. 이후 발리로 가서 주술사를 만나고 순수한 매일을 보내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진정한 사랑을 나누게 됩니다. 저자가 여행을 시작하면서 특별히 기대한 것은 없어 보입니다. 그저 삶과 스스로에게 지쳐 단순한 생활을 꿈꾸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탈리아와 인도, 발리를 거치면서 저자는 많은 사람들과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진지한 삶의 변화를 위트 있게 풀어낸 이야기

저에게는 이 책을 읽기 전과 이후로 경험이 나뉘어질 만큼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를 읽게 된 것 자체가 제게 삶의 변화였습니다. 누구라도 이 책을 읽으면 저자가 자신의 남편에게도 설명할 수 없었던 삶의 절망감이 저자만 느끼는 특별한 감정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인생에서 나를 잃어버리는 경험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외부적 환경에 문제가 없음에도 진정한 나를 잃는 경험은 가능합니다. 이 책은 이런 사람들에게 인생의 바닥에서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알려 줍니다.

책을 감명 깊게 읽고 이후에 영화로도 보았지만 개인적 견해로 좋아하는 배우인 줄리아 로버츠의 멋진 연기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책의 내용을 온전히 담은 것 같지 않았습니다. 저자의 이야기에 관심이 있다면 먼저 책을 읽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한 인간의 심각한 인생의 변화를 저자의 위트 있는 문체로 읽을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책의 모든 이야기들을 영화로 담기엔 영화 시간이 짧은 면이 있습니다. 저자가 겪은 내면의 변화의 흐름을 찬찬히 따라가려면 책으로 읽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었습니다. 책을 다 읽고 안정적 삶 안에서 질풍 노도를 경험한 뒤 더 단단해진 저자의 내면을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한 사람의 인생이 어떻게 펼쳐지든지 그 모든 것은 참 소중합니다. 자신의 삶이 소중하다는 것에 의문을 품게 된 사람이라면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를 읽고 내면의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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