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를 찾아 떠나는 여정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를 꽤 여러번 읽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처음 읽고 동화 같은 이야기 전개 속에서 현실 속에 적용할 수 있는 주제를 발견하였고 파울로 코엘료에 매료 되어서 작가의 다른 책들도 읽게 되었습니다. <연금술사>는 양치기로 살아가던 주인공이 자아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그린 책입니다. 주인공은 여정 중에 전 재산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 빼앗기기도 하고 사랑하는 파티마를 만났지만 기약 없이 헤어져 피라미드를 향해 나아갔습니다. 이 모든 이야기들이 배경만 다를 뿐 우리들의 모습을 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가 거창하게 자아를 찾아 여정을 떠나지 않아도 나름 의미를 부여한 직장 생활, 학교 생활 속에서 여러 일들을 겪게 됩니다. 그때 그 일들을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으로 여기며 나아갈 때 각자의 삶 안에서 자신만의 보물을 찾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이 책을 읽고 그 이야기에 매료 되었던 것은 알 듯 모를 듯한 내용 속에서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저의 경우 예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퇴사하여 새로운 도전을 하던 시기에 이 책을 접하게 되었고 그래서 더 책에서 마음에 와닿는 구절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독서를 즐겨하는 편인데 이 책 이전에 이와 같은 분위기의 이야기를 접한 적이 없었다고 느낄 만큼 신선했었습니다. 자아를 찾는 과정에 대한 다른 책들도 있지만 <연금술사>의 서정적인 내용과 빠져드는 이야기 전개가 참 좋았습니다.
온 우주와 보물과 첫 장면
책에는 마음을 울리는 명언들이 정말 많이 나옵니다. 특히 내가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나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줄거라는 구절은 감동을 불러 일으킵니다. 이 구절이 담고 있는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관점과 함께 나라는 사람이 스스로의 소망을 이루는 것이 혼자 하는 일은 아니라는 의미가 마음에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이밖에 마음이 있는 곳에 보물이 있다는 표현도 얼마나 멋지게 느껴졌는지 모릅니다. 주인공은 계속 해서 보물을 찾아 피라미드로 향하게 되는데 결국 마지막 장면에서 나온 장소는 책의 초반에 나왔던 교회와 나무가 있는 그곳입니다. 보물을 찾아 떠나서 우여곡절을 겪고 사랑하는 사람과도 기약 없이 헤어진 채 자신의 길을 걸었는데 깨달음 끝에 다시 찾아간 장소는 첫 장면에 나온 곳이었습니다.
결론만 보자면 허무할 수 있지만 과정을 소중히 겪고 얻게 된 깨달음으로 보물을 찾게 되었으니 기쁜 결말입니다. 주인공이 보물을 찾고 사랑하는 파티마에게 찾아가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을 맺습니다. 주인공의 여정 속에서 그의 소망이 이루어 지도록 온 우주가 도운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한편 이야기를 들여다 보면 전 재산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 뺏기고 크리스탈 가게에서 일을 하고 사막의 비바람을 뚫고 걸어간 것은 주인공 그 자신입니다. 결국 보물을 찾기 위해 인간의 의지와 우주의 에너지라는 두 가지 요소가 필요했던 셈입니다. 이 이야기에서 제가 얻은 교훈은 내가 간절히 원한다면 그것이 내 행동으로 실천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엔 사랑
<연금술사>를 통해 얻게 된 또 다른 교훈은 나와 타인을 향한 사랑입니다. 주인공이 사랑하는 여인 파티마를 만나게 되었을 때 저는 이 책이 연인 간의 사랑만을 담고 있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몇 번 더 읽으면서 보니 주인공의 스스로의 삶을 향한 열정과 사랑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주인공이 평범한 양치기였을 때도 자아를 찾는 과정을 겪을 때도 언제나 한결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자신의 삶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양치기의 삶도 가치 있지만 미지의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도전도 의미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주인공은 길을 떠날 때 그를 만류했던 아버지의 눈에서 '아버지도 떠나고 싶음'을 읽습니다.
이 책은 주인공처럼 현실을 떠나 자아를 찾으라고 말하지도 현실에 안주하며 보물을 찾으라고 말하지도 않습니다. 떠나든 머물든 그것은 각 개인의 선택일 것입니다. 다만 제가 이 책에서 발견한 것은 삶을 관통하는 사랑이었습니다. 나와 내 연인을 향한 사랑 속에서 우주의 도움을 느끼고 매일을 살아갈 때 내 삶의 보물을 찾고 누릴 수 있겠습니다. 여러 사건을 겪었음에도 연인을 찾아 웃으며 다시 길을 떠나는 주인공의 마지막 모습에서 인생을 스스로의 의지로 살아가는 사람만의 빛나는 매력을 보았습니다. 제 삶의 주변에서도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그들을 본받고 좋은 영향을 주고 받으며 소중한 삶을 잘 살아가야 하겠단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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