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단상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톨스토이 단편

by Happy15 2023. 4. 25.
반응형

평범한 삶 속에서 물음표가 마음에 뜬다면

 원래 마음, 의식에 대한 탐구에 관심이 있는 편이어서 요즈음 출퇴근 시간을 활용하여 관련된 오디오 북 또는 유튜브 내용을 듣습니다. 외면을 가꾸듯 내면을 돌보는 일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나이가 들수록 깨닫게 됩니다. 
 
 일상을 살다가 문득 삶의 의미가 무엇일까 의문이 들 때가 있어요. 대단한 질문이 마음에 떠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비슷한 매일의 일상을 살다가도 산다는 것이 무엇일까 물음표가 떠오를 때가 있어요. 그 물음이 긍정 또는 부정적 의문은 아니기도 합니다. 그냥 잘 모르겠는 부분이어서 스스로 묻게 됩니다. 
 
 삶의 의미를 궁금해 하는 스스로의 마음에 당장 답을 주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마음에 떠오른 물음 그대로가 책 제목인 톨스토이의 단편을 읽고 싶어졌어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짧으면서도 어디서 들어본 적 있는 듯한 이 단편의 내용은 언제 읽어도 마음을 잔잔히 만들어주는 힘을 지닌 듯 합니다.
 
 톨스토이는 청빈의 삶을 이상으로 삼았지만 정작 자신의 삶 안에서는 현실적 어려움을 겪고 부족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저는 톨스토이 단편집을 읽었던 기억이 전부라 톨스토이의 삶에 대해서는 잘 몰랐습니다. 이토록 가슴 뭉클한 글을 썼던 대문호가 정작 자신의 일상에서는 도박, 가족과의 대립 등을 경험 했다니 삶은 알 수가 없구나 싶기도 합니다. 한편 그의 삶에 대해 알게 되면서 평범한 사람의 관점으로 그의 삶을 판단할 수 없다는 것, 오히려 투박한 삶을 겪으며 수많은 작품들이 나온 것일 수 있다는 점을 느낄 수도 있었습니다. 
 

사람은 사랑으로 삽니다

 “사람은 자신의 걱정으로 살아간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실은 사랑에 의해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나는 이제야 그걸 깨달았습니다. 사랑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하나님 안에 사는 사람이며, 하나님은 그 사랑 안에 계십니다. 하나님은 곧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의 내용 중 가장 아름답게 느껴지는 구절입니다. 이 단편에서 하나님에게 벌을 받은 천사는 ‘사람의 마음에는 무엇이 있는가?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세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 인간의 땅으로 내려옵니다. 천사가 사람은 그 마음에 있는 사랑으로 산다는 것을 알게 된 장면에서 제 마음에 감동이 일어납니다. 한편 사람은 자신의 필요가 무엇인지를 미리 알 수 없다는 내용에서는 인간의 한계를 깨닫게 되기도 합니다. 
 
 책에서 사랑이라고 표현하고 있는 인간 내면의 따뜻한 마음이 삶의 원동력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물론 일상을 살면서 사랑이라는 단어를 꺼내기도 민망한 오해와 대립의 상황을 경험 하기도 합니다. 가족, 친구, 동료 간에 드러내 보이든 그렇지 않든 섭섭함, 몰이해, 이기심이 생겨날 때가 있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서로 다시 웃을 수 있고 다독일 수 있고 멀어졌던 사이를 다시 좁힐 수도 있는 까닭은 사람의 마음 안에 사랑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의 정의를 찾아보니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이라고 나옵니다. 사랑의 크기가 사람에 따라 크거나 작을 수 있고 사랑의 대상이 사람이 아닌 물건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을 떠나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탱해주는 내면의 힘 그 자체가 사랑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내게 필요한 것 알아차리기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는 하나님이 각자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우쳐 주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살면서 정말 나만의 좁은 판단으로 내게 필요한 것을 정하고 그것에 다소 집착하며 지낼 때가 있어요. 그러다 보면 오히려 마음의 편안함이 사라지고 조급증이 자라나는 것을 느낍니다. 
 
 이런 상황이야말로 내가 진정 내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직 모르고 있구나 알려주는 기회 같습니다. 이 기회를 그대로 흘려보내지 말고 그렇다면 내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한번 더 생각해보는 계기로 삼으면 좋겠습니다. 진짜 내게 필요한 것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면 그 마음 안에 사랑이 느껴지고 다시 편안함과 즐거움을 되찾게 됩니다.
 
 톨스토이의 단편을 찬찬히 읽고 또 읽으며 마음의 치유를 받은 것 같습니다. 요즘은 어릴 적 읽었던 세계소설전집이나 중고등학생 때 읽었던 책들이 생각이 나곤 합니다. 출퇴근으로 바쁜 직장인으로 매일을 보내다보니 현실을 더 잘 살아보고자 이것 저것 노력합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무력함 또는 공허함, 그런 예상치 못한 감정들을 마주칠 때가 있어요. 그때 어린 시절 순수한 마음으로 무엇을 얻고자 하는게 아닌 온전히 그 내용에 빠져서 읽었던 책들을 읽고자 합니다. 복잡해 보이는 삶의 의미를 찾으려면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렇게 하게 되어요.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 자체도 삶의 진정한 의미 아닌가 생각도 듭니다. 그 과정에서 만난 톨스토이의 단편이었습니다. 
 

반응형

댓글